츠카츠키 리오

합리적인 생활
어느 날 정체불명의 번호로부터 모모톡이 오는데, 리오가 보안 유지용 임시 전화번호로 선생에게 모모톡을 보낸 것이다. 선생에게 연락한 용건은 도시락을 사려고 했는데 늘 가던 매장이 임시휴업 중이라 곤란해졌단 것. 이후 리오가 알려준 동선을 따라 멀고 먼 길을 돌아서 리오와 만나게 된다.
용건이 용건이였던지라 선생은 제일 먼저 리오에게 평소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부터 물어본다. 그러자 리오는 편의점 도시락과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밝히는데, 맛도 괜찮고 할인할 때 사면 저렴하다느니, 보관 기간이 길다느니 하는 말을 의기양양하게 주절거리고, 이에 충격받은 선생은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게 영양 균형에 낫지 않겠냐며 걱정한다. 이에 리오는 배달은 소재지 노출의 위험성과 리뷰 이벤트에 대한 딜레마[2] 때문에 아예 선택지에서 상정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계속 리오를 걱정하는 선생에게 리오는 부족한 영양소는 영양제로 보충하고 있고, 아직 몸이 버텨주고 있으니 괜찮지 않겠냐며 자기합리화를 이어나가다가 솔직하게 자긴 요리를 못하고, 요리하는 아방가르드군을 발명하자는 선생의 아이디어에 대해 시도해본 적 없어서 무섭다고 말한다.
결국 보다못한 선생은 리오를 끌고 근처 마트로 가 식재료를 사고, 같이 샬레에 온 뒤 직접 요리를 해준다. 선생도 딱히 요리를 잘하진 못하는지라 인터넷에서 검색한 레시피를 따라하기만 했을 뿐이였고 결과물도 특별히 맛있거나 맛없지 않은 그저 그런 맛이였지만, 리오는 어딘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맛이라고 소감을 밝힌다. 이후 선생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요리 기능을 탑재한 아방가르드군을 개발했으나 어딘가 모자란 건지 선생이 해준 요리처럼 애매모호한 맛이 났다고 모모톡을 보낸다. 이에 선생은 건강 생각해서 제대로 된 요리를 꾸준히 챙겨먹으라고 답장하고, 이틀의 한 번은 도시락을 먹어도 될 지 물어보는 리오에게 3일에 한 번씩 먹으라고 정정한다.

배송 대행지
어느 날 리오는 곤란한 일이 생겼다며 선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선생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어마어마한 양의 중량물 택배를 샬레에 보내고, 그날 밤 샬레에 찾아온다.
어찌 된 일인고 하니 지나온 길의 감시 카메라와 신호등을 싸그리 해킹해서 흔적을 지울 정도로 철저히 숨어사는 중인 리오의 사정상 본인의 소재지로 택배를 주문할 수 없어 선생에게 대리 수령을 맡긴 것이다.
도착한 택배의 정체는 컴퓨터 및 공학 장비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부품들로, 선생은 이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는 리오한테서 어딘가 즐거워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합리성을 명분으로 은신처를 여러 곳 두고, 언제든지 다른 은신처로 거처를 옮길 수 있게 준비해두며 사서 고생을 하는 리오를 보며 걱정하는 한편, 별로 효율적이진 않아 보인다며 선생은 의아해한다. 이에 리오는 예전에 에이미와 나눈 대화에 대해 얘기하며[3] 한때는 합리적인 것이 곧 효율적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밝히고, 사람이란 원래 비합리적인 존재라 믿을 수 없으니 통제해야 한다고 여겼던 본인의 과거 사고방식 또한 틀렸단 걸 배운 이야기를 꺼내며 인간관계의 소중함에 대해 성찰한 바를 털어놓는다.
고장나면 기능에 문제가 생긴 부분을 수리하거나 갈아끼우면 그만이라 대체 가능한 존재인 기계와 달리, 사람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4]라는 것이다. 이후 테세우스의 배 역설을 언급하며 기계한테는 이것이 적용되겠지만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단 결론을 내린 뒤, 선생은 본인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며 이제까지 늘어놓은 말의 핵심을 요약한다.
복잡하고 현학적인 말이 길게 이어지다 느닷없이 고백공격 비슷한 게 날라오니 선생은 영문을 몰라하지만, 리오는 이해 못했다면 그걸로 됐다며 넘기고 자신도 선생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고 싶다며 스스로의 마음을 고백한다.
택배 확인이 끝난 후, 리오가 샬레에 오던 길처럼 해킹으로 추적을 피하고 번거로운 길을 빙빙 돌아서 은신처로 돌아가려들자 선생은 이를 딱 잘라 막고 화물 택시를 불러 리오를 바래다준다. 이후 AMAS로 택배를 운송하며 은신처로 돌아가는 리오를 배웅한다.
리오가 은신처로 돌아간 후, 선생은 새로 산 부품으로 요리용 아방가르드군을 개조했더니 음식 맛이 더 깊어졌단 리오의 모모톡을 받고 잘 된 일이라며 격려해준다.

디자인
시간 여유가 생겨서 예전에 하던 산업 디자인을 다시 해볼까 생각중이라는 리오의 모모톡을 받은 선생, 은신처는 좁고 환기도 안 되는 문제가 있단 말에 샬레에서 하라고 제안하고, 리오는 이를 승낙한다.
샬레 건물 내 적당한 공간에 3D 프린터를 놓고 가동시킨 뒤, 선생과 리오는 대화를 나눈다. 산업 디자인은 리오의 취미로, 취미 활동은 들이는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0에 수렴하는 비합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던 리오인지라 스스로는 이것이 취미라고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리오는 자신의 디자인 감각이 좋은 평을 들은 적이 없다는 걸 들며 자신이 잘못된 건 아닌지 주늑들어하고, 선생은 진심을 다해 만들었다면 그건 누가 뭐래도 예술이라며 리오를 격려해준다.
그러자 선생의 말을 들은 리오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선생이 당황할 정도로 크게 기뻐하고, 작업이 끝난 뒤 은신처로 돌아가는 길에도 행복한 기색을 뿜어낸다. 선생은 은신처로 돌아가는 리오의 뒷모습을 보며 예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비밀 장소
이제까지의 일들에 대한 감사 표시로 리오는 선생을 자기 은신처로 초대한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선생은 리오에게 전화를 거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냐며 다급해하는 리오의 목소리가 들린 채 통화가 끊겨버린다. 리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된 선생은 리오의 은신처로 곧바로 달려간다.
도착하자 보인 건 엄청나게 쌓인 생활 쓰레기들로, 리오가 생활력이 너무 부족한 나머지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선생은 발벗고 나서서 리오의 은신처를 청소하기 시작하고, 리오는 선생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발렌타인 - 프레젠테이션#
리오는 선생을 자신의 은신처로 부르고 발렌타인데이 및 선생을 위해 준비한 초콜릿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원래는 상술에 물들어버린 기념일 따위를 챙기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신경쓰지 않았으나, 여러 가지를 성찰하면서 그동안 놓쳤던 부분을 돌이켜보려 마음먹었고, 제일 먼저 실행하기로 한 행동이 선생에게 발렌타인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였다. 발렌타인 초콜릿에 관련된 여러 정보와 통계, 초콜릿을 준비한 과정 등을 논리정연하게 늘어놓은 뒤,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교표가 새겨진 초콜릿을 선생님에게 건네준다. 스스로를 표현하고 상징하는 디자인을 고민하다 밀레니엄에 입학했기에 지금의 츠카츠키 리오가 있게 된 거라는 생각을 하고 밀레니엄 교표를 초콜릿에 새긴 것.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준비했기에 감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음에도 부끄러움이 느껴진다며 쭈뼛거리는 리오, 선생이 감사를 표하자 더 부끄러워졌다며 당황하나 이내 감사인사로 화답한다.